배타고 제주도 가기 (여수-제주 한일 골드스텔라 호 캡슐룸 후기)
여름밤, 여수에서 일정을 마치고, 다음날 한라산을 오르기 위해 제주도로 향합니다.
비행기를 탈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경험을 해보기 위해 한밤중에 출발하는 카페리를 탑승합니다.
저는 차 없이 맨몸으로 승선하였습니다.
후기를 찾아보니, 2등석 3등석에서는 잠을 잘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 하여
미리 인터넷에서 캡슐룸을 예약했습니다.
예약은 아래 사이트에서 가능합니다.
Hanilex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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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ilexpress.co.kr
탑승 직후 자리에 짐을 풀고, 식당으로 향합니다.
식당에는, 탑승하자마자 술판을 벌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거대한 스티로폼 박스에 회를 가득 담아, 소주를 까고 계시던데
저도 나중에 친구 여러 명이랑 타면 저런거 하고 싶습니다.
노래를 몇 곡 부르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한 후 노곤한 몸으로 자리에 눕습니다.
그런데 아래와 같은 이유로 푹 자는 것은 완전히 실패합니다.
1. 진동과 소음이 꽤 큽니다.
카페리는 기본적으로 차를 실어나르기 위한 배입니다.
시설도 깔끔하고, 심지어 가족용 선실과 캡슐룸도 구비해두었지만,
엔진의 진동과 소음은 그대로 전달됩니다.
게다가, 캡슐룸을 구성하는 나무들이 단단하게 결합되지 않아서, 진동에 맞춰 서로 부딪히며 드르륵 거립니다.
2. 취객들이 소리지르며 싸웁니다.
겨우 잠들 무렵, 술에 취한 아저씨 둘이 캡슐룸으로 들어옵니다.
"빈자리야 그냥 누워~" 하는 걸 보니, 캡슐룸을 예약하진 않았지만
2, 3등석은 좁고, 밖은 밝고 시끄러우니 몰래 자러 들어온 분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는 이미 예약된 자리였습니다.
자리의 주인이 탑승과 동시에 식당에 가서 술을 실컷 드시고 뒤늦게 자기 자리로 돌아온 것입니다.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고성이 오갑니다.
"자리를 착각했으면 (캡슐룸 예약한 거 맞는지) 본인 탑승권 보여주시라고요!"
"야 가서 승무원 불러와!" - "네 형님!"
"정당한 댓가를 지불을 안하고 몰래 사용하는 괘씸한 사람들!"
'감히' 자기 자리를 몰래 사용한 것은 화날 만 하지만,
그 공간에 수십 명이 자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고 화를 내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해가 뜨면 산에 올라야 하니, 억울해하지 않고 자려고 노력합니다.
두시간 정도 잤나, 제주항에 가까워진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볍게 얼굴을 씻고, 바깥 구경을 하러 잠시 나갑니다.
아침 06:40, 제주항에 도착하였습니다.
다시 탈 거냐고 묻는다면,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타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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