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스로모숀 :: 한국식 타치노미(立ち飲み)의 선구자가 될 수 있을까
아, 세상에.
'희로'가 너무 유명해졌다.
2차 최강술집으로 내가 너무 사랑하는 가게인데,
대기번호도 없는 조그마한 가게에
5팀 대기는 기약이 없을 것 같아, 발을 돌린다.
그렇게 첫 방문을 하게 된 연희동 스로모숀(スローモーション)
감각적인 입간판이 궁금증을 자극한다.
맛집 블로그를 하면서 생긴 좋은 습관은,
이렇게 느좋(저도 처음 듣고 흠칫 했는데 '느낌 좋은' 이라는 신조어랍니다) 가게를 보면
들어가 볼 용기가 생긴다는 것이다.
익숙한 그림이 보인다.
사실은, 저 거북이 문양 때문에 관심이 생겨서 좀 찾아봤던 가게이다.
연희동 슈퍼맛집 히메지, 로얄싸롱, 희로에 이어
같은 거북이 문양을 달고 비교적 최근에 오픈한 가게이다.
처음에는 100% 타치노미(立ち飲み)로 오픈했었다가
아무래도 한국인의 감성에 맞지 않았는지
전부 좌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어쩌면, 날씨가 다시 따뜻해지면
다시 스탠딩바의 모습으로 돌아갈지도 모르겠다.
자리마다 놓여있는 메뉴판.
내가 주문한 것은
핫카이산, 오토코야마 각 한 잔,
그리고 안주로는 어묵과 문어샐러드를 주문했다.
어묵은 메뉴판엔 없지만 1,500원이었다.
추워지기 직전 비가 내렸던 날이라
어쩌면 올해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노천음주를 선택했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려 서빙된 사케 두 잔
어라? 사케도 온더록(ロック)으로 마시나?
좀 당황했다. 심지어 이게 기본이라니..
여전히 스탠딩바였다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만
다음엔 얼음 빼달라고 해야겠다.
아니면 차라리 쇼츄를 주문해야겠다.
어묵은 엄청 많이 나왔다.
희로의 오뎅을 기대하고 주문했는데
그렇진 않았고, 어머니가 해주신 오뎅탕 맛이다.
물론 우리 어머니는 부산 사람은 아니라서,
나 어릴 때 물떡은 없었다.
이어서 나온 문어 샐러드
이 가게의 시그니쳐 메뉴라고 한다.
오이와 미역, 식초가 들어갔으니
맛은 냉국과 매우 닮아 있다.
동양의 세비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원하고 상큼한 재패니즈 세비체와
따뜻하고 든든한 코리안 오뎅
몇 가지 점들만 보완된다면
분명 사랑할만한 가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한잔 더 할까 하다, 이만 일어나기로 한다.
특히 더 좋았던 점
1. 다양한 종류의 사케와 쇼츄를 즐길 수 있는 곳
2. 느 매우 좋 (이렇게 써도 되나요?)
아쉬웠던 점
1. 누가 내 술에 물 탔어
2. 타치 없는 타치노미. 돈 타치 미.
스로모숀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7-31 1층 104호
0507-1392-1067
영업시간: 16:00~24:00 (수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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