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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변호사의 여행과 맛집, 일상 이야기

초가집 삼겹살 좋아 :: 느낌표를 빼지 말아 주세요.

  • 2024.11.16 12:00
  • 맛집

초가집 삼겹살 좋아!

 

연대생이어도 연희동 자취생 아니면 잘 모르는 가게이다.

연희동 큰길가에 있는데, 은근히 이 주변에 가성비로 괜찮은 집들이 많다.

 

여기도 그 중 하나이고, 괜찮은 가성비와 맛으로 꽤 롱런하는 가게이다.

나도 여기 5년은 넘게 다닌 것 같다.

 

요즘은 흔한 편은 아닌 슬로건 형식의 상표이다.

나는 친구들에게 이 가게 가자고 할 때 "초가집 삼겹살 좋아! 가자!" 하며 꼭 느낌표를 살리는 편인데

지도에는 '초가집삼겹살좋아' 라고 나와서 은근 힘이 빠지는 느낌이다.

 

 

매장 내부 모습. 8인을 초과하는 단체모임을 하기엔 적절치 않아 보인다.

 

벽면 가득한 연예인 분들이 주류 구매를 강하게 권유한다.

난 술 앞에서 책임무능력자가 되므로, 결국 이들은 내 음주행위의 간접정범들이다.

 

주류광고 포스터가 리뉴얼될때마다 새로 붙여주시는데,

난 사람 보는 눈이 매우 나쁜 편이라서, 그때마다 누군지 알아보지 못한다.

 

최근엔, 3년간 내 머리 잘라주신 헤어디자이너 선생님의 모습이

밴드 공연 포스터에 담긴 채 몇 주 동안 연희동 곳곳에 붙어 있었는데도

오.. 연예인인가? 하고 끝내 알아보지 못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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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밖이 시원하게 보이는 통창을 가지고 있다.

날이 좋으면 문을 열어 두시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고기를 집어먹고 도망갈 수도 있는 거리이다.

아 ㅋㅋ 상상하니 너무 웃기다.

 

메뉴판을 보고 추론할 수 있는 것들.

 

1. 고기값이 인상된 이후에 주류 가격이 인상되었다.

-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가게라는 점

 

2. "물, 영어로 뭐야?" "응 셀프야"

- 연대 재학생들 토익 점수 5점 높여주시는 배려

 

3. 좌절 절대 금행지복(禁幸之福) 이라는 멋진 말이 붙어있다.

- 행복을 절제함으로써 비로소 행복에 다가간다는 의미인 것 같다.

 

메뉴판 아래에는 역시나 주류 광고가 있다.

아이유가 참이슬 광고를 한 지 10년이 넘었다.

나는 참이슬을 제일 좋아하므로(이슬같이 깔끔해서 술이 술술)

내가 아이유를 본격적으로 금전적으로 후원한 것도 벌써 10년이다.

찐팬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나는 2010년에 유애나였다.

 

목살 2인분, 오겹살 2인분을 주문했다.

오겹살은,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삼겹살일 뿐이다.

대부분 가게에서 오겹살이 더 비싸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지만

 

나는 돼지껍데기를 좋아하니까, 오겹살을 주문하는 편이다.

1.67배 비싸지 않아 다행이다.

 

저 기름조각은 엿 먹으라고 주시는 게 아니라 타지 말라고 주시는 거다.

상처받을 필요 없다.

 

 

상차림은 심플하지만 있을 건 다 있다.

마늘을 푸짐하게 주는 점이 좋다.

매너 있는 연인이라면 마늘을 먹기 전 꼭 "키스큐즈미"를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친한 친구랑 갔다면 그냥 먹고 눈 마주치며 트림 갈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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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겹살 껍질 안 구울 거면 오겹살 시키지 마라.

껍질은 구워야 비로소 껍데기가 된다.

 

"돼지는 껍데기가 아니에요, 껍질이에요."

"아니, 그건 네가 바삭하게 구울 줄 몰라서 그래."

 

회식자리에서 고기를 얼마나 잘 굽는지 가늠할 수 있는

나의 몇 가지 판단 기준 중 하나이다.

 

거의 다 익은 모습이다.

따뜻한 구들장에 옹기종기 모여 누워있는 모습이

마치 흥부네 가족을 연상시키는 것만 같다.

 

 

상추 수급이 어려운 날엔, 배추를 주시기도 한다.

쌈채소는 어차피 고기 이불이니까, 뭐가 나와도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다.

 

 

콩나물도 구워 먹으면 맛있다.

콩나물 무침을 구워먹을 생각은 최초에 누가 했을까?

 

블로그 구독자는 알겠지만,

난 어느샌가부터 삼겹살 옆에 고수를 굽는 것을 소망하는 중이다.

(으~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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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마스코트, 노란 된장찌개

 

애호박이 아니라 조금 노란 호박이 들어간다.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맛

호불호가 조금 갈리는 편인데, 나쁘지는 않다.

 

최근 잠깐 평범한 고깃집 된장(그 칼칼한 버전)으로 바뀐 적이 있었는데,

얼마 안 돼 다시 원래의 레시피로 돌아왔다.

조금 아쉬웠지만,

분명 이 맛을 훨씬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증거이다.

 

된장찌개보다 된장찌게라고 불러야 더 어울릴 것 같다.

 

청국장 없는 된장찌개에 배추가 들어간 것은 좀 신기하다.

 

 

불판을 깔끔히 비웠다.

'오만 삼겹살 너도나도 프리미엄화 시대'에,

그냥 담백하고 깔끔하게 고기 먹을 수 있는 집이라서 분명히 단골이 생길 만하다.

나이 지긋한 단골손님과, 젊은 학생손님이 모두 많아 앞으로도 오래 유지될 것 같다.

 

특히 더 좋았던 점

1. 청소하는 시간에 가게를 지나가보면, 의자를 뒤집어 올리고 홀을 정말 박박 닦으심

2. 날씨가 좋으면 창문을 열어두신다. 바깥 바람 맞으며 고기 먹는 그 행복

 

아쉬웠던 점

1. 사람 많으면 서로가 서로의 등받이가 된다.

 


 

초가집삼겹살좋아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90-1
02-3142-7450
영업시간: 매일 17:00~01:00(손님 없으면 이보단 일찍 정리하시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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