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히메지 2호점 :: 매일 먹을 수 있는 카레카레야(屋)
오늘은, 내가 꽤 오랜 기간동안 좋아해온 연희동 히메지를 소개하고 싶다.
1호점은 없어지고, 2호점만 남은 가게이다.
연남동 1호점의 그 쇼와감성 가득한 느낌도 좋았는데
연희동 2호점의 이 깔끔함도 좋다. 무엇보다 가까워서 좋다.
히메지(姫路)는 오사카에서 서쪽으로 한시간쯤 가면 있는 도시로,
유명한 히메지성(백로성)이 있는 곳이다.
10년 전쯤 방문했을 땐, 동네가 정말 깔끔하고 차분했던 기억이다.
사장님이 히메지 출신이신가?
두 개의 가게처럼 보이는 외관.
왼쪽이 식사하는 곳이고, 오른쪽이 포장하는 곳이다.
저 네모로 구성된 거북이 모양은, 연희동 여기저기서 발견되는데,
난 아직 그 의미를 알지는 못한다.
하나같이 맛집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노라조의 카레를 흥얼거리며 입장한다.
카레집 들어가며 싼티싼티~ 하는 것은,
호텔 들어가며 따라다랏따~ 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4인석 하나, 2인석 둘, 1인석 셋으로
자리가 많은 것은 아니라서 종종 대기가 필요한 가게이다.
메뉴판이다.
오늘은 새우가 안 되는 날이라 메뉴판이 조금 비어 보인다.
메뉴판을 보면 좀 특이한 점이 있다.
라이스보다 우동 메뉴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우동학교 졸업생 출신으로서, 반드시 다음엔 우동을 먹어봐야겠다.
이렇게 창밖이 보이는 자리도 있다.
지나가는 사람이 수도 없이 '여기는 뭐 파는 데야~?' 하며 쳐다보는 자리다.
특히, 요즘 연희동은 데이트 장소로도 너무 유명해져서
주말이면 그런 사람들이 아주 아주 많아진다.
기본반찬. 빨간 단무지와 갈색 단무지가 있다.
단무지의 크기에 비해 스푼이 참 작아서, 집중하지 않으면 퍼담을 수 없다.
갈색 단무지는 특히하게도 가쓰오부시가 들어간 단무지이다.
고소한 맛이 참 좋았다. 근데 빨간 애가 더 맛있었다.
내가 자주 주문하는 조합은
기본 카레라이스(7,500원)에 가라아게 (6,000원)을 추가하는 것이다.
이러면 단백질이 절대 모자라지 않은 식사를 할 수 있다.
사실, 가라아게는 최근 양이 늘며 가격이 두 배가 되었다.
이제는 혼자서 다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럽긴 하겠다.
이 때 부담스럽다는 건 내 얘기는 아니다.
가라아게의 양이 상당하다.
무지막지한 크기의 닭다리살 네 조각이 나온다.
삼바의 고장에서 온 녀석임이 분명하다.
연희동, 연남동에 이자카야가 정말 많아졌다.
웬만한 가게에서 가라아게를 주문하면
이보다 비싼 값에, 이보다 적은 양이 나온다는 점이 참 아쉽다.
일본 가면, 다른 먹을 게 너무 많아서 가라아게를 잘 못 시키고
한국에선 가성비에 실망하기 너무 쉬운 음식이라 잘 못 시킨다.
반면 히메지에는 방문할 때마다 주문하고 있다.
왕 큰 가라아게를 왕 베어 물면
방금까지 튀김기에 있던 뜨거운 육즙이 왕 퍼져나가며
입천장을 새 걸로 도배해준다.
레스팅 겸 조금 식혔다 먹는 것이 더 좋겠다.
1/2조각으로 잘라서 튀겨 주신다면
한입 쏙 우리 아이 맥주 안주로도 참 좋을 것 같다.
카레는, 양파와 당근과 감자가 잘게 썰려 들어가있고,
특이하게도 중간중간 브로콜리가 보인다.
일본인 어머니가 해주신 맛이다.
물론 나의 어머니는 일본인은 아니다.
역시나 만족스러웠던 식사를 마치고
자주 와야지, 다짐하며 가게를 나섰다.
특히 좋았던 점
1. 매일 먹을 수 있는 맛
2. 물이 참 맛있어요(충청도식 비하 아님)
아쉬웠던 점
1. 자리가 모자라요
히메지 2호점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길 41
02-334-9245
영업시간: 12:00~21:00(주말은 13시부터, 수요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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