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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연희 에스프레소 바 - 카페인 충전을 위한 사랑스러운 공간

by 일복 2024. 11. 10.

술을 하도 먹다 보니, 나의 숙취 해소 방법도 루틴화되고 있다.
 
일단 잠을 충분히 자되, 중간중간 깼을 때 미지근한 물을 벌컥벌컥 마셔야 하며,
느즈막히 일어나서는 든든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고, 카페인을 충전한 뒤, 시원한 아이스티를 먹는 것이다.
 
요즘은 이런 방법으로도 쉽게 숙취가 떨어지지를 않는데,
아무래도 술을 줄일 때가 된 것 같다.
(카페 글에 술냄새 풍기며 시작해서 죄송합니다.)
 
내 보통의 카페인 충전소는 메가커피나 빽다방인데,
이 날은 나름대로 맛집 블로거의 본분을 다하여 평소 관심 있던 에스프레소 바로 향했다.
 

 
연희 에스프레소 바
일전에 타지에서 너무 좋았던 에스프레소 바를 방문했던 경험이 있어서
나 사는 동네에도 그런 곳이 있나 찾아봤더니
의외로 과일산도 맛집으로 소문난 연희 에스프레소 바가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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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리를 잡고 주문하는 방식이다.
에스프레소 바라면, 자고로 바테이블이 있어야 한다. 바잖아!
 
서서 마시는 공간이 있으면 더욱 이탈리아 감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한국의 카페에서는 차용하기 힘든 방식인 것 같다.
 
친구와 이탈리아를 여행했을 때,
커피가 단돈 2유로인 카페에 방문한 적이 있다.
커피 두 잔을 시키고 앉았는데, 의외로 잔당 4.5달러를 받길래 물어보니
서서 마시는 가격과, 앉아서 마시는 가격이 다르다고 했었다.
 
당시엔 조금 놀랐지만,
이 날 내가 몇 분 만에 마시고 나왔는지를 생각하면
그러한 가격차별은 매우 합리적인 것 같다.
 

 
원하는 메뉴를 종이에 적어서 주문하는 방식이다.
 
주문서 뒷면에 이름을 적으면 스타벅스처럼 이름을 호명해주시는데,
나는 바테이블에 앉았기 때문에, 이름을 적지 않아도 상관이 없었나 보다.
 
에스프레소 바 답게, 에스프레소 메뉴가 상당히 많이 구비되어 있다.
 
과거 나에게 에스프레소는
카페 처음 가보는 사람이 제일 싼 거 시켰다가 
결국엔 "하유 쓰브라(욕 아님) 여 물좀 넣어 주소!" 하게 된다는
놀림거리의 매개가 되는 메뉴였을 뿐인데
 
요즘은 확실히 에스프레소만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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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잔을 주문했다.
에스프레소에 크림을 추가하거나, 코코아를 추가하거나, 잼을 추가하거나
다양한 옵션들의 조합을 달리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최대한 맛이 겹치지 않도록 고민하여
시그니쳐 메뉴인 연희 에스프레소와 스트라빠짜또를 주문했다.
 
구두(verbal)로 주문하는 방식이 아니라 참 다행이다.
쓰러뜨려 빠따치라는 폭력적인 고객이 될 뻔 했다.
 
난 유독 카페에서 주문을 이상하게 하는 것 같다.
일본어 잘 못 하던 시절(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릿쿄대 카페에서
오늘의 커피(本日のコーヒー) 대신 일본의 커피(日本のコーヒー)를 주문한 적이 있다.
옆에서 빵터진 하루에상 보고있나.

 
두 잔 시킨 고객님 맞으시죠? 하며 건네받은 에스프레소 두 잔
왼쪽이 쓰트롱파바로티, 오른쪽이 연희 에스프레소이다.
 

 
에스프레소와 코코아, 설탕을 넣고 휘저어 만든 쓰트릿짜파게티
 
가볍게 한 입 맛보고 쇽쇽 섞은 후 바로 원샷해버렸다.
꽤 맛있었다. 고소하고 달달해서 유치원생도 야쿠르트 대신 즐겨 마실 수 있을 정도.
 
나는 커피의 맛을 고상하게 느끼는 편은 아니다.
그냥, 이런 에스프레소는 쓴맛이 확 튀어야 마신 느낌이 난다고 생각하는 정도이다.
그게.. 이탈리안 로스팅이니까?
 
연희 에스프레소 바의 에스프레소는 그렇지는 않았고,
평범히 맛있게 매일 마실 수 있는 맛이라고 생각했다.
 
다음엔 쓰어다가스파초 말고 그냥 에스프레소만 주문해서 다시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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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 에스프레소는 마시는 방법도 따로 있다.
먼저 크림과 에스프레소를 맛본 뒤,
오렌지 껍질 잼이 올려진 티스푼을 넣어
고르게 고르게 저어 마시면 된다.
 
이 가게만의 시그니쳐 메뉴라고는 적혀 있지만
에스프레소에 오렌지와 크림이 들어간 메뉴는
전국적으로 꽤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스프레소와 오렌지는 원래부터 매우 잘 어울린다.
여기에 추가된 크림이 그 조합의 비비드함을 좀 부드럽게 풀어내주는 것 같았다.
 

 
4분만에 두 잔을 비우고 하고,
오늘의 회전률을 담당하는 고객이 되어 가게에서 나섰다.
 
 
특히 더 좋았던 점
1. 에스프레소를 주문해도 놀림받지 않는 카페
2. 너무 너무 친절하신 직원분들
 
아쉬웠던 점
1. 화장실이 없대용
 


 

연희 에스프레소 바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가길 39 1층
0507-1445-8897
영업시간: 평일 09:00~17:00, 주말 12:00~18:00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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